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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9/ 야요이 쿠사마 전시회에 다녀오다. 중간 점검.
    일본 2017. 3. 27. 22:45



    일기장 용도로 써보자는 나름의 취지를 가지고 시작했으나


    18일 토요일, 일본에 도착해 D-day를 맞이하자마자,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 벌써 9일째 지났다.


    블로그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블로그를 켤 생각조차 나지 않은 정도였으니...




    시간이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다.


    낭비하는 시간을 가급적 줄이고 싶었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숙소 근처를 돌아다녔다.



    18일 숙소에 도착해서 첫 밤을 보내고


    19일 일요일부터는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둘째날 부터 지금까지 묵고 있는 6인실에서


    호주에서 온 Sam이라는 친구를 처음 만났다.


    미식축구 선수가 연상되는 덩치의 소유자였으며


    의외로(?) 조용한 성격이었다.


    Adelaide라는 곳에서 왔다고 했다.


    벌써부터 희미하긴 하나


    기억을 더듬어서 적어보자면



    이 친구랑은 신주쿠와 시부야 일대를 돌아다녔다.


    그 왜 일본 대표적인 횡단보도 있잖은가?


    네 귀퉁이에서 동시에 건너는 그 곳


    거길 처음으로 가봤다. 정말 사람이 많긴 많더라.


    횡단보도 바로 옆에 스타벅스가 있는데, 1층에서 커피를 사서


    2층에서 앉아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다.


    물론 이러고 싶어하는 사람이 Zola 많기 때문에


    횡단보도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기는 힘들어 보였다.


    나랑 Sam은 명당 좌측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전망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



    이렇게 적다보면


    19일 ~ 26일 동안의 밀린 일기를 적게 될텐데


    언제 다 쓰지 하는 부담과 동시에


    일기를 매일 쓰는 것도 꽤나 큰 부지런함을 요구한다는 생각이 든다.



    ...



    오늘(27일)은 뭘 했는가?


    롯본기에 위치한 국립신미술관에 다녀왔다.


    유명한 작가의 전시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게스트 하우스에 묵고 있는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마침 롯본기에 갈 일이 생겨서 슬쩍 다녀왔다. (롯본기가 六本木이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롯뽄기라고 해야하나?)


    근데 이 작가 알고보니 배경도 흥미롭고, 꽤나 유명한 작가더라.


    미술관에 도착하니 표를 끊으려고 줄 서있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것도 월요일 오후 2시 경이었는데!



    오늘 관람한 전시회의 작가는 草間 彌生(くさま やよい)라는 분으로써


    자세한 설명은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참고 하시고...


    나는 언젠가 이런 미술 전시회에 자주 다녀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곤 했는데


    정작 가본 경험은


    서울 삼청동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 한 번 가본게 


    군 전역이후 유일하다.


    그런데 일본의 중심 도쿄에 와서, 그것도 그 유명한 롯본기(六本木: 육본목)에서


    프랑스 문화 예술 훈장까지 받은 작가의 전시회를 감상한다니


    감개무량하기 그지 없었다...


    고 하면 좀 오바일까?




    과연 정신병원에 입원한 채로 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답게(?)


    대부분의 작품에서 불안함과 괴이함을 느낄 수 있었다.


    환각 증세로 인한 점들(이라고 소개 책자에서 읽은 거 같은데)의 영향으로 야요이 작가의 작품들은 수많은 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점, 눈깔, 뾰족뾰족 무늬...


    멍하니 그림들을 쳐다보고 있으면


    문득 아 진짜 이 사람의 정신 상태가 평온하고 안정되어 있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색깔 또한 강렬하고 톡톡 튀는 계열을 주로 사용했으며 색의 조합 또한 마찬가지였다.


    당시에는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지금 글로 정리해보려고 하니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하게 느꼈던 점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도 그 안에서 작품활동을 하는데


    정신병원 밖에 있는 나는, 왜 이토록 내 생각이나 느낌, 감정을 표현해보지 못했는가?


    라는 생각이었다.


    혹시 그 전에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긴 했지만...


    야요이 작가의 작품들은 그렇게 엄청난 기교를 요구하지 않는 듯 보였다.


    물론 예술의 예자도 모르는 내가 그런 걸 알리게 없지만서도...


    과연 점(작거나 크거나)과 몇 가지 물감만으로 이런 예술 작품들을 만들 수 있다면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생각만으로는 나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 뺨치고, 몬드리안의 차가운 추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구체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이렇게 되든 안 되는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처럼


    그림, 미술이라는 형태로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해보자! 라고 결심하게 된다.


    ...


    갑자기 글쓰기에 대한 의지가 감소하며


    다른 짓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과연 일기쓰기 조차 쉽지만은 않은 것인가?!


    사진은 조만간 추가하기로 한다.






    이렇게 또 일기쓰기와 사진 넣기를 미루는 건가...


    일본 오기 전부터 느꼈지만


    뭔가 머릿 속에서 정리가 안되고 있다.


    이 미루는 습성도 그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정리를 해야한다... 


    그런데 과연 뭘 정리해야 한단 말인가?


    정리할 걸 먼저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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