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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일본 워킹홀리데이 첫날
    일본 2017. 8. 20. 18:02










    3월 18일 토요일.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태어나서 공항 몇 번 가본 적은 없지만

    공항의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덩달아서 기분이 들뜨고

    어딘가로 떠난다는 사실이

    더욱 실감나기 때문이죠.









    뱅기표 뽑으니까 더 실감나네요.






    이 날 공항 내에서 무슨 촬영을 하더라구요.

    예능은 아니고 드라마인 것 같았는데

    다른 구경할 것도 많아서 대충 보고 지나쳤습니다.





    당장 도착해서 전화가 어떻게 될지 몰랐기 때문에

    유심을 넉넉히 준비해갔습니다.

    8일 짜리 2개.

    이전 여행에서 괜찮게 썼던 기억에

    안심하고 2개를 준비했던 건데

    이게 또 다르더라구요.

    지역이 달라서 그런가

    아니면 유심이 문제였던 걸까

    도착해서 고객센터에 품질 문제로 따져야했습니다...








    짐마저 부쳐버리니까, 곧 한국을 벗어난다는 사실이 더욱 확 다가옵니다.

    대기열에서 안내해주는 직원이랑 창구에서 짐 받아준 직원이 친절해서 더 기분 좋았습니다.

    결코 그들이 이쁘거나 웃음이 매력적이어서는 아닙니다.


















    2층이었나... 공항 내에 "한국문화박물관"이라고 전시 공간을 마련해놨습니다.

    관심가는 건 활자랑 책이어서 그 부분만 대강 훑어봤는데

    전시물 외에도 한글을 직접 활자처럼 찍어볼 수 있는 코너도 있었습니다.

    ㄱㄴㄷㄹ, ㅏㅑㅓㅕ 모음 자음이 각각 따로 된 도장을 서예용 한지에 찍어 볼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 가족이 이것저것 찍어보면서 노는데

    이것도 나름 괜찮은 체험활동이겠네, 생각이 들더군요.









    지나가다가 한복을 차려입은 여인들의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그걸 열심히 찍고있는 사람들이

    문득 재밌어 보였습니다.

    어떤 공연이든 그걸 촬영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중에 보면서 그 때의 감상에 젖어드는 건지

    아니면 남들이 찍으니까 따라서 찍는 건지

    알 길은 없지만

    내가 왜 그토록 Avicii의 공연을 열심히 찍었나 생각해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었습니다.

    ㅎㅎㅎ






    저마다 다른 이유로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

    어떤 기분일까?

    행복한가?

    설레나?

    긴장되나?

    불안하나?

    무덤덤하나?








    물론 나는 설레는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 마치 시내버스 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양

    한껏 여유를 부리기 시작했다.

    요즘 들어 남들 눈치 안 본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꽤나 의식하는 구나 싶었습니다.


    지금 이 글도 존댓말로 쓰고 있네요.

    누군가 모르는 사람이 글을 읽을 거라 생각하니까

    적당히 예의있게 보일 겸

    반말이 아닌 존댓말로 쓰는 것이겠죠.

    그런 거 다 ㅈ까고 내 꼴리는 대로 쓰겠다 싶으면

    반말이든 존댓말이든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






    비행기에 탑승할 때는 앉아있을 때보다 더 들떠있었지만

    무척 여유있는 척

    뭐 이정도 쯤은 일주일에 두 세번은 타는 거 아니겠나

    라는 마음가짐으로 










    신이나서 셔터를 누르고 만 것입니다.

    존나 신나는 군요.

    그간의 해외여행 경험을(1회) 증명이라도 하듯

    비행기 안에 있는 순간이 특별하고

    뭔가 찍어놓고 싶고

    남겨놓고 싶고

    그러면서 뿌듯해하는.


    공연을 촬영할 때의 심리를 이해할 거 같아...









    예매할 때 고른 타다끼 샐러드.

    샐러드이고 타다끼가 주가 아닌 점은 이해하지만

    저 얇은 6점이 전부였다는 점은 살짝 아쉽군요.

    꼬우면 더 고급의 대한항공이나

    더 고급의 비즈니스를 타서

    스테이크를 썰어버리면 되지 않겠습니까?






    기...기모찌...

    기...기다렷...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니 날은 이미 어두워졌습니다.






    잠시 후

    짧은 일본어와 영어로

    나리타 공항에서의 첫 입국 심사를 통과하니까





    1년간의 일본 자유 여행 티켓을 손에 넣게 된 것입니다.

    음...

    기못찌...















    그리고 나리타 공항에서 신주쿠 역으로 바로 쏴주는

    공항 리무진을 탑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비교 본능이 나오게 되는데

    방금 전 탔던 인천 공항 리무진과의 서비스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수화물을 싣는 과정에서 비행기처럼 번호표를 붙여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집에서 공항가는 버스나 공항에서 집가는 버스에서도

    번호표를 붙여주진 않았으니까요.


    또 뭐가 있을까...

    탑승구, 운전석의 위치가 정반대더라... 하는 것 말고라도

    버스의 실내가 굉장이 깨끗하고 쾌적하게 느껴졌다?

    서스펜션이 기못찌하더라?

    주행감이 꽤나 정숙하더라?


    물론, 여행으로 인한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뭐든 좋게 보이는 점을 감안해야겠지요.










    그렇게...



    드디어 도쿄 신주쿠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감개무량합니다.

    새로운 공기,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글자,

    새로운 분위기!!!


    다른 곳도 아닌 도쿄에 오니 감개무량했다는 점에서 저는 일뽕에 취한 친일파 매국노일까요?

    이 순간만큼은 어떻든 좋아라는 마음으로 한껏 취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야경에 취할 새도 없이 숙소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습니다.
    이유는...
    짐이...
    더플백이... 너무 무거워서...




    구글 지도를 보면서 안내하는 대로 걸어가고 있는데
    어째 기분이 이상합니다.
    음?



    분명 일본인데

    김치를 들고 환하게 웃고있는 아줌마라니.






    제가 일본에 오기 전에

    한가지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쿠보는 안돼.

    오쿠보는 안돼,

    오쿠보는 안돼!

    도망쳐!!!






    일본에 오기 전 수일간의 검색 끝에

    도쿄 신주쿠에는 

    오쿠보/신오쿠보라는 한인타운이 조성되어있음을 알게 되었고

    일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수 많은 사람들이

    언어에 장벽에 부딪혀 좌절하다

    고향을 그리워하기 시작하고

    모국어가 주는 편안함에

    이 한인타운에서 방황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도쿄에서의 첫 게스트 하우스가 바로 오쿠보에 있다는 사실도요 ㅋ.

    숙소는 에***비를 통해서 구했는데

    신주쿠 역에서 가깝고

    하룻밤에 2,000 엔이라는 사기적인 가격에 혹해서

    거기가 오쿠보인지 육쿠보인지는 따질 겨를리 없었죠.

    아뿔싸...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일본어 능력이 니혼진 초딩 1학년만도 못한 제가

    일본에서 적응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숙소에 짐을 던지고

    주인분이 추천하신 규동집에 가서 저녁을 때웠습니다.

    요시노야 요시노야 말만 듣던 것의 실체를 확인한 순간이었죠.











    이게 도쿄에서의 제 첫끼 되겠습니다.

    일본의 수도 도쿄, 그 도쿄의 중심지 신주쿠에서

    일본 국민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규동을

    혼또니 일본 스타일인 붓카케ぶっかけ로 먹어보았네요.


    붓카케가 아니라구요?

    끼얹으면... 다 부카케 아닌가요?

    세차게 끼얹어야 하나여?

    아니면 다른 것을 끼얹어야 하나...?








    당분간 게스트 하우스에 묵어야 하지만

    잠금장치가 있는 캐리어가 아니라

    단순한 더플백을 가져온 저는

    혹시라도 모를 도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자물쇠를 사기로 결심합니다.






    자물쇠 가격은 한국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조금 비싼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캐리어를 8990 엔에 팔고 있네요.
    이때 캐리어를 샀었어야 하는 건데...
    라는 사실을 한국에 돌아올 때 뼈저리게(실제로 저림) 깨닫게 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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